대구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의 무덤’으로 평가되었던 지역에 온기가 돌고 있는 것이다. 금리 상승으로 모든 자산시장이 얼어붙고 있는데 대구는 어떻게 부활하는 것일까? 이유는 투기 규제 완화와 관련이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30일 첫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서울·수도권, 대전, 세종 등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그동안 적용됐던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해제했다. 정부의 규제 해제 선언 뒤 하루 만에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던 대구에 활기가 돌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실거주 수요보다는 서울, 부산 등 외지에서 투자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부동산 정책이 오락가락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는데 정작 인수위는 규제완화의 시기를 두고 혼선을 빚는 모양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하자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인사청문회는 정책 발표의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인수위 차원의 정책 발표를 예고한 사실이 대표적이다. 그랬던 인수위가 부동산 정책을 두고 서로 다른 발언을 내놓았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1기 신도시 부동산 정책을 “중장기 국정과제로 검토 중”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토지독점규제 3법’을 발의했다. 자산소득 격차와 불평등 해소가 입법의 목적이라고 한다. 토지 독점을 규제하면 집값이 내려가는가? 그가 발의한 토지독점규제 3법은 1989년 말 국회를 통과한 ‘택지소유상한법’ ‘개발이익환수법’ ‘토지초과이득세법’의 토지공개념 3법과 같다. 차이가 있다면 1999년에 위헌 판결을 받았던 택지소유상한법의 관련 내용을 삭제한 뒤 토지독점규제법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점이다. 토지독점규제 3법의 골자는 도시지역에서 1인당 1320㎡(400평) 이상의 토지는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이
여당 대통령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이 놀랍다. 이재명 후보는 “정부가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로 사용하다가 집값이 오르면 시장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는 “택지소유의 상한을 규제하고 개발이익을 환수하겠다”고까지 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렇다 치고 이낙연 후보까지 이런 기상천외한 공약을 내놓다니 가관이다. 이낙연 후보는 법학 전공자에 국무총리까지 지낸 사람 아닌가. 그 누구보다도 헌법 수호에 대한 사명이 투철해야 정상이 아닐까. 그런데 이미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은 사안을 다시 되살리겠다고 하니 전력이 의심스럽다. 말도 안 되는
“부동산 해법이 있다면 그 정책을 어디에서라도 훔쳐 오고 싶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얼마 전 국회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이 발언은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와 같은 맥락이다. 두 사람 모두 전문가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그들만의 방식’을 밀고 나가겠다는 고집을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부동산 투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김 총리에게 질의한 여당 의원의 문제의식도 심각하다. 아직도 수요공급의 시장원리를 깨닫지 못한 어리석은 질문이다. 4년 동안 자유주의 경제체
73세 A씨는 서울 용산역 근처에 산다. 지은 지 40년이 넘은 연립주택이 자신의 전 재산이다. 집이 낡아 모든 것이 불편하지만 버티고 있다. 정부가 용산 개발에 미온적인 탓에 다른 지역의 집값은 다락같이 오른 사이 이 지역은 철저하게 소외받아 집값이 10여년 전과 별 차이가 없어서다. A씨는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이 본격화하면 집을 팔고 서울 외곽으로 옮겨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A씨의 노후 계획은 정부가 작년에 용산역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손꼽아 기다리던 용산 개발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구청의 승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주회사가 된다. 직원들의 땅 투기를 근절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보도에 따르면 LH는 지주사인 모회사가 되고, 토지를 개발하는 회사와 임대주택을 개발하는 회사 2곳이 자회사가 되는 구조다. 정부는 ‘조직을 해체하는 수준의 방안’이라고 자평하지만 과연 그런지 의심스럽다.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해서 수박이 될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정부의 말대로라면 지금까지 LH가 지주회사가 되지 않아서 직원들의 토지 투기가 발생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
넷플릭스의 인기 중국 드라마 ‘겨우, 서른’의 촬영 장소는 상하이다. 필자는 상하이의 멋진 야경과 고급아파트, 쇼핑몰 등을 배경으로 찍은 이 드라마를 본 뒤 상하이를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하이는 인천 송도지구와 비슷한 시기에 도시 개발에 착수했지만 지금 두 지역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격차가 크다. 상하이를 가로지르는 황푸강과 주변 초고층 빌딩 숲 그리고 랜드마크인 동방명주탑이 발산하는 네온사인과 야경을 보면 화려하다 못해 환상적이어서 천지개벽이라는 단어가 실감난다. 휘황찬란한 상하이의 스카이라인을 보면 중국이 정말로 사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철학이 ‘드디어’ 노출됐다. 지난 4월 21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나눈 대화에서였다. 청와대 오찬에서 오 시장은 대통령에게 서울시장에 취임한 뒤 방문했던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심한 노후도를 언급하며 재건축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심지어 대통령에게 시범아파트 방문을 권유하기까지 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1971년 준공되었으니 지은 지 50년이 됐다. 감정평가업계에서 건물 가치를 산정할 때 적용하는 내용연수는 50년이다. 감정평가의 시각에서 볼 때 시범아파트는 제 수명을 다해 잔존 가치가 없
오세훈이 부활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했다. 시장은 그의 기사회생을 두 팔 벌려 환호하는 분위기다. 10년 만의 귀환에 대한 환영은 35층 층수 규제 해제를 기대하고 있는 강남은 물론 박원순 전 시장의 정비사업구역 직권 해제로 피해를 본 강북 지역까지 서울 전 지역에서 관찰된다. 그가 서울시 27개 자치구 모든 지역에서 50% 이상을 득표해 경쟁 후보를 압도한 사실이 그 증거다. 이는 박원순 전 시장이 지난 10년간 고집스레 고수한 공급 규제에 대한 시민들의 심판이기도 하다.박 전 시장이 쓰러져 가는 집 담벼락